힐링여행의 열풍을 타고 올해도 둘레길 또는 올레길 걷기의 인기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.
제주 올레길이나 지리산 둘레길, 북한산 둘레길, 남산 둘레길 등 인기 코스는 벌써부터 주말이면 늘 트레킹 인파로 북적이는 모습이다.
등산에 비해 길이 험하지 않다고 생각해 얕잡아보기 쉽지만 하루 10∼20㎞ 안팎을 걷는 둘레길 코스는 자칫 발바닥, 발목, 무릎 등에
무리를 줄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.
중앙대병원 정형외과 장의찬 교수는 “특히 제주 올레길, 지리산 둘레길 같은 곳은 결코 만만하게 봐선 안 되는 코스”라며
“반나절 정도의 짧고 가벼운 코스가 있는가 하면 하루 종일 20㎞ 이상을 오르내리며 걸어야 하는 곳도 있어 철저한 사전준비가
필요하다”고 강조했다.
코스를 시작하기 전 가장 유념해야 할 것은 똑바로 걷는 자세다.
잘못된 걸음걸이는 척추와 관절에 무리를 줘 통증을 유발하게 되기 때문이다.
걸을 때는 발꿈치·발바닥·발끝 순으로 발을 딛는 3박자 보행을 기억하면 된다.
발뒤꿈치부터 땅에 닿아야 하고 발바닥, 엄지발가락 순으로 중심을 이동한 뒤 발끝으로 땅을 박차며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.
아울러 발바닥 전체에 체중이 분산되도록 의식하면서 걷는 게 중요하다.
이때 허리를 곧게 세우고 어깨와 가슴은 활짝 편 다음 두 팔을 앞뒤로 자연스럽게 흔들어야 한다.
두 발은 가능한 한 11자를 유지하고 안쪽이나 바깥쪽으로 휘지 않도록 노력한다.
오르막길을 오를 때는 상체를 약간 앞으로 숙이고 보폭을 작게 내딛는다.
반면 내리막길은 관절에 가해지는 충격을 줄이기 위해 무릎을 좀 더 많이 굽히고 무게중심을 낮춰 천천히 걷는 것이 좋다.
스틱을 사용해 무릎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.
걷는 자세만큼 신발 선택도 중요하다. 평지를 1∼2시간 걷는 가벼운 코스는 일반 운동화나 워킹화를 신어도 큰 문제가 없다.
하지만 경사진 코스가 있거나 등산을 겸한 여행이라면 운동화나 워킹화보다는 경등산화가 적합하다.
굽이 1∼2㎝ 정도 되고 밑창이 단단한 신발이라야 울퉁불퉁한 산길의 충격으로부터 무릎과 발목, 발을 보호할 수 있다.
양말은 통풍이 잘 되고 두꺼운 등산용 양말을 준비한다. 푹신한 양말은 땅바닥의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.
발에 땀이 날 때를 대비해 여벌의 양말 1∼2개를 더 챙긴다.
평소 무릎이나 발목 관절이 약하거나 비만인 사람은 무릎보호대나 발목보호대를 착용하는 게 좋다.
각 부위의 보호대가 관절을 잡아줘 삐는 것과 같은 관절 부상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.
마지막으로 트레킹 전후에는 스트레칭을 충분히 해 온몸의 근육과 뼈, 관절을 유연하게 해줘야 한다.
휴식 시에는 심호흡을 하며 몸을 가볍게 털어주거나 손바닥으로 뭉친 근육을 가볍게 마사지 해준다.
걷다가 허리나 다리에 통증이 생겼을 때는 쉬면서 근육과 관절을 풀어준다.
이 경우 수건에 시원한 물을 적셔 통증 부위에 대면 냉찜질 효과를 얻을 수 있다.
장 교수는 “평소 운동량이 적은 사람이 갑자기 많이 걷게 되면 관절에 무리가 올 수 있다”며
“트레킹 후 숙소에서 무릎이나 발목 등 관절이 붓지 않도록 냉찜질을 해주면 통증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”고 조언했다.
국민일보 발췌
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@kmib.co.kr